얼굴이 부은 채로 잠을 깬다.이불에서 발버둥 치는 다리와 싱크로나이즈 부럽지 않은 쭉 핀 팔로 아침을 맞이한다. 옆에 놓은 폰을 들고 지난밤 아무 일이 없었는지 살핀다. 그리고 카톡을 열어본다. 요즘은 인스타그램 디엠인가 뭐신가 엠지세대들한테 인기가 더 많다며?(나도 MZ다) 시상에나.. 카톡 홈에서 업데이트된 프로필에는 사람들이 마치 나를 조롱하고 놀리려고 올린 듯 한 결혼 전 웨딩사진으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먹은 것도 없는 데 배가 아프다. 충분히 잔 것 같은 데 눈이 당긴다. 심지어 이들 중 한 명은 "모임장님~ 저는 결혼을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에효 열심히 찾아다녀야 하나"라고 외치던 양반이 요즘 모임에 뜸하다가 학원이나 원데이클래스를 다닌다는 근황을 알린 지 약 일 년 정도 되더니 어디선가 형수님을 모셔왔다. "아.. 천재는 존재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연애계의 살리에르와 모차르트는 분명 있나 보다.
5월은 어린이날, 5월은 어버이날 또 5월의 신부와 신랑. 결혼식 시즌을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연애와 결혼에 대해서 배를 부여잡고 사색해 본다. 눈이 낮은 것도 아니요 높은 것도 아니다고 말하면 듣는 이는 "그게 제일 눈이 높은 거예요"라고 답해준다. 애매한 게 가장 어렵기도 하고 그렇지만구체적으로 말한다 해서 소개해줄 것도 아닌 이상형 넋두리를 하곤 한다.
그래서 인내한다. 얼마나 좋은 짝이 나타나려고 이렇게까지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인가? 누구는 정신승리요 누구는 합리화라 하겠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모든 시간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나 빼고 다 만나고 있다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소개팅이 들어와도 매번 안 맞는 사람이나, 소개팅이라도 한번 들어왔으면 하는 사람이랑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들이 하자가 있다기보다는분명 이 알 수 없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지 않나 싶다.
각자마다 주어진 그 시간이라는 게 언제인지는 모르나 형태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누구는 바빠죽겠어서 연애할 시간도 없는 데 짝을 만난다던지, 누구는 한가해서 연애욕구가 나날이 올라가지만 만나지 않는 경우 등 결국 관통하는 것은예상하지 못한 던 때에 일어나는 일들이 많다는 것이다. 집착을 내려놓으니 누군가가 다가오더라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