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시작은 절반이라며 독려한다. 그만큼 시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진전이 생기질 않으니까. 시작의 중요성을 많이들 강조한다. 그런데 우리는 삶을 단 한번 살기는 하지만 살면서는 여러 번의 과정을 거쳐 나아간다. 그렇다면 시작도 여러 번 다시 할 수 있지 않을 까? 하지만 모두들 첫 시작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았다.
2시 50분에 했던 시작과 6시 10분에 한 시작은 다른 것인가?오직 2시 50분에 한 시작만 인정하는 것인가? 만약 2시 50분에 시작하더라도 중간에 저물다가도 6시 10분에 다시 시작하는 것은 어떻게 볼 것인가? 사실 별 의미 없는 논쟁일 수 있지만 막상 일상에서 중요도가 꽤 다르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새해에 시작하는 것과 몇 개 월 지나고 시작하는 것 하고는 느낌이 다를 수 있으니까.
아까 말한 첫 시작은 아마 모든 이들이 대부분 사실상 100프로 어떻게든 발을 떼긴 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그만두는 경우가 다반사고 다시 하게 되면 뭔가 마음에 걸린듯 해서 쉽게 이어서 시작을 못할 수도 있다. 애매하게 끝나는 경우가 난감하고 특히나 영어공부나 외국어 공부도 마찬가지로애매하게 알다가 끝나면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고민만 하게 된다.
첫 시작이 만약 중간에 관두어 버리면 사실상 보여주기식의 퍼레이드로 끝나는 것이며 심지어 과정에서도 별다른 중요성을 갖질 못할 것이다. 하지만 중간에 그만두다가도 다시 이어 붙이려는 노력 혹은 그것을 재시작이라고 부르든과정을 이어나가려는 노력은 오히려 시작보다 중요하다. 사실 모든 과정과 결과 앞에는 당연히 시작이 따라오기 마련이고 시작을 하냐 마느냐가 절반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일이 이루어지거나 지속할 때만 유효한 것이다.
과정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시작이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어차피 시작이야 따라붙는 것이고 내가 이미 했던 것을 다시 계속하는 것은 의지박약의 산물 혹은 얼마 못 가 다시 작심삼일의 전조로 부르는 게 아닌 어떻게 계속 찰떡같이 붙어 과정을 이어나갈 것인가가 중요해 보인다. 시작하든 안 하든 본인 맘이다. 하지만 그게 정말 새로운 시작인지 예전의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것인지는 나름 꽤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