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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담을 줄 아는 사람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칠십 사 번째  "너는 그것 가지고 삐지냐?" 하도 민감할 때는 그런 말 한마디에 상처받기 일쑤였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고 그 개구리가 나였던 셈이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아무렇지 않았던 말이고 유치하기 그지없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왜 이리 민감하게 반응했을까? 불안장애가 심할 무렵이라 기본적으로 심적 여유가 없었던 셈이다. 하나하나 놓치면 위험할 줄 알았던 생존지향형 마인드에 찌들어 있었다.    초반에도 밝혔지만 학교폭력을 당했었던 나는 삶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았다. 어디서 날아올지 주먹과 예측할 수 없는 폭력과 욕설은 아우슈비츠 부럽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왔던 터라 그 여파는 오래갔다. 20대 중후반이 와서야 어느 정도 밝아지고 촐싹거리는 모습이 다시 돋아.. 더보기
찾아온 봄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사 번째 벚꽃 엔딩이 들릴 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집 근처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쓴 맛을 싫어하는 초등학생 입맛이라 시럽을 풍성히, 풍부히 타 달라고 계산 전에 미리 말해 준다. 드디어 봄이 제대로 찾아온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커피를 받아 들고 다시 호다닥 집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다음 주까지 또 서론에 대한 수정과 보충설명을 곁들여서 교수님을 찾아뵙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전선거 때문에 차들이 기나긴 줄을 서나 봤더니 지역 내 작은 축제가 있어서 도로가 막혀있었다. 날씨가 화창했지만 오묘하게 쌀쌀했다. 내 방에 돌아와서 방 주인을 한번 쓰다듬고 다시 내가 쓰는 논문과 관련된 다른 논문들을 읽었다. 크게 별 다를 건 없었지만 항상 민감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주.. 더보기
뇌의 항상성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삼 번째 한 가지 신기한 점은 뇌는 자기 포지션을 유지하려 애쓴다는 점이다. 뭔 말이냐면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거나 폰을 보고 있으면 계속 추우우욱 거의 암반수 나올 때까지 지하로 가라앉는다. 그러다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잠이 잠을 부르고 핸드폰을 보노라면 눈이 피곤해져 다시 잠에 빠진다. 그런 상태로 지내다 보면 어느새 이젠 그것이 디폴트다. 예전에 나는 그나마 가족과 함께 여행이라도 다녔지만 50만에 육박하는 은둔 청년들의 통계는 얼마나 심각할지 상기시키게 된다. 다만 은둔청년을 다룬다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고 그렇지만 내 체험을 비추어 보노라면 또 막상 씻고 어딘가를 다녀온다거나 책상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잠이 사라져 있다는 것이다. 늘어지면 늘어지는.. 더보기
토크 모멘트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번째 같은 말을 해도 이쁘게 들리는 사람이 있고 밉게 들리는 사람이 있다. 언어란 맥락적 관점에서 파악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만 뚝 잘라 들어도 상당히 기분을 좌지우지하는 경우도 있다. 같은 농담이라도 상대를 기분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말한 듯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비아냥 거린다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말이 천냥 빚을 갚기도 하지만 말이 천냥 빚을 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상호 간의 입에서 나오는 말, 언어 표현은 상당히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맥락으로 돌아와서 인간관계에서 부드럽고 위트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말이 상당히 재치 있다고 여기거나 호감을 산다. 하지만 누군가는 4가지가 없고 버릇없다며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차이점은.. 더보기
부정의 힘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이십 구 번째 미국 목사가 내놓은 "긍정의 힘"이란 책이 있다. 외모도 잘생겼겠다, 메시지도 호소력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꽤 잘 나간 서적으로 알고 있다. 메시지는 여타 자기 계발서적과 동일하다.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슬퍼도 긍정적으로 하면 해낼 수 있다. 등등인데 예전에는 자기 계발서에 회의감을 가지고 멀리한 탓에 긍정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외부에서 보내는 긍정의 메시지를 싫어하지도 호의적이지도 않는다. 긍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이미 해인사 팔만대장경 마냥 서점마다 나열되어 있으니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우리가 외면하고 겪지 않으려는 부정적인 감정과 마인드는 어떠한가를 살펴.. 더보기
문득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이십 팔 번째 멤버들과 밥을 먹고 헤어진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복숭아나무가 보였다. 복숭아나무의 가지들이 나무 중앙에 세워진 기둥에서 나온 와이어에 묶여 처지지 않게 온전하게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처진 나뭇가지는 복숭아 열매를 뭉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에서 아래로 뻗은 우산 같은 모습으로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위에서 아래로의 모습이 마치 누군가 이야기하는 낙수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 봤다. 매달릴 나뭇가지가 있기에 기둥이 있고 와이어의 존재의의가 있다는 것을. 바텀업이나 탑다운식의 문제 해결방법이 있듯이 위와 아래는 연결되어 있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객체라는 것으로 분리하는 순간 고통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듯이 위가 있기에 아래가 있고 아래가 있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