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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부정의 힘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이십 구 번째

 

 

 

미국 목사가 내놓은 "긍정의 힘"이란 책이 있다. 외모도 잘생겼겠다, 메시지도 호소력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꽤 잘 나간 서적으로 알고 있다. 메시지는 여타 자기 계발서적과 동일하다.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슬퍼도 긍정적으로 하면 해낼 수 있다. 등등인데 예전에는 자기 계발서에 회의감을 가지고 멀리한 탓에 긍정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외부에서 보내는 긍정의 메시지를 싫어하지도 호의적이지도 않는다. 긍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이미 해인사 팔만대장경 마냥 서점마다 나열되어 있으니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우리가 외면하고 겪지 않으려는 부정적인 감정과 마인드는 어떠한가를 살펴보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기 계발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 모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간다 해도 몇 분 안 가서 다시 스트레스로 골머리를 앓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사고하기는 생각보다 너어어무 쉽지 않다. 애초에 그냥 다른 생각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쉽지가 않은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니 반발심만 더 커진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부정적인 처벌과 감정이 긍정적인 보상과 감정보다 더욱 뇌에 민감하게 작동한다라며 연구로 증명한 적이 있는데, 긍정적 감정보다 부정적 감정이 2배 이상 활성화된다 주장한다.

 

그래서 단순 산술적으로 한번 울면 두 번 더 웃는 것과 같고 한번 웃어도 두 번 운 것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해도 어느새 일상에서 스트레스 쌓인 것을 지우기가 굉장히 힘들 수 있다. 내 생각엔 "오직 긍정"의 강조 문제는 긍정적인 감정의 중요성을 오히려 왜곡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니까 이제는 더 나아가서 사회적으로 노동자들에게 꿈과 비전이라는 진통제를 잠시 투여하며 계속 부려 먹으려는 기득권층의 세뇌라는 식의 이미지까지 생기게 되었다.

 

그냥 개인적으로 생각해 봐도 쾌를 좋아하고 불쾌는 싫어한다. 하지만 불쾌를 이겨내기엔 쾌를 강조해도 불쾌가 너무 커서 차마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점차 좋은 감정에 대한 중요성을 잃어버리고 그냥 현 감정에 매몰되어 설령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애써봤자 뭐 하냐라는 식으로 단정 지을 수도 있는 함정도 있다. 부정의 힘은 간극의 힘으로 판단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고 즐거운 것과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들은 이에 대한 문제를 제시하고 적응하던지 해결하라 말해 주는 신호와 같다. 부정적으로 매몰되어 있지만 말고 "니가 살려면 이것을 해결하던지 적응해야 해!"라는 것을 말한다. 우리 먼 조상부터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부정적인 감정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보로써 작동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늘날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든 좋은 감정을 얻거나 유지하는 것에 부정적인 감정은 자극제로 작동할 수 있다.

 

결국 부정은 긍정으로 향하는 토대와 같다. 부정은 무시하고 긍정으로 바로 뛰어넘을 수는 없다. 원형그래프로 과반 비율이 부정인데 나머지 몇 프로 좋은 감정만 가지고 가겠다는 것은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듯이 부정은 인정하고 직시해야만 풀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비판적 시각이니 회의적 시각을 대게 현실적 관점이라 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들은 현 상태에 대해 올바로 판단하라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예전에 누군가가 자기는 부정적인 것을 멀리하고 굳이 꺼내고 싶지도 않고 언급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에 "정말 저 사람은 건강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부정적인 힘은 무시하기에는 너무 큰 장벽이다. 한편 부정이 주는 또 다른 이점은 긍정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는 점이다. 시장바닥에 굴러가는 물건과 전시장의 몇 개 없는 고가 물건처럼 부정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긍정적인 것을 강조하고 상기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도 왜 그런지 스스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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