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이십 일번째

타이트 했다. 스케줄이. 4시부터 시작해서 6시에 끝나 다시 모임을 하러 오기까지 바삐 움직여야 했다. 이쁘게 봐주신 타 지역 기관에서 대학교와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맡기셨다. 그런데 앞서 시작하기 몇주 전에 관계자가 전화가 오더니 "심리학과 교수님도 참관하시겠다네요". 이 말을 듣자마자 부담감이 마음 속 하늘까지 치솟았다.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내가 어떤 사람인지 검증하고자 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으며 이력서를 다시 업데이트해서 보내주어 전달케 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 과정에서부터 까탈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약간의 불안한 마음과 함께 대학교에 도착했다. 교정은 푸르렀다. 건물의 해당 호실로 들어가니 사람들과 함께 관계자 그리고 교수님이 계셨다.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고 교수님과도 인사했다.
보자마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도 지적할 호랑이 교수님일줄 알고 오늘 정말 노잼으로 FM으로 진행해야 하나 싶었는데 인자하신 분이 환하게 웃으며 기관에서 워낙 칭찬을 많이 하길래 참관하고 싶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자기네 학과 학생들도 참관하게 해서 계속 이어지는 프로그램에 함께하고자 한다 하셨다. 갑자기 심리학과 교수가 눈에 불을 켜고 들어와서 뭐하는건지 보려고 한 게 아니었다.

그동안 일방적으로 말하는 입장이 아닌 교수님도 한명의 참여자로써 프로그램을 같이 하셨다. 처음보는 사람들과 그리고 교수님까지 함께 하시니 "오늘 긴장 바싹하고 왔는데 호랑이 선생님이 안 계셔서 마음이 놓인다"라는 솔직한 멘트와 함께 나의 소개와 프로그램 설명 그리고 각자의 주관적인 생각을 나눠보게 되었다. 교수님이 또 "공감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생각들을 나도 가져가겠다"라는 말씀을 하셔서 어렵게 대하게끔 해주지 않으셔서 감사했다.
참여자는 학생뿐만 아니라 2030대 연령대의 아무나다. 그들이 가진 생각을 들어보며 어떤 환경에 놓여있든 연결고리를 찾아나가는 작업을 진행한다. 문득 예전에는 PPT발표할때나 간간히 서던 연단을 이제 아무느낌도 없이 솔직한 말도 하고 드립도 치고 자랑할 것도 뻔뻔하게 자랑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확실히 무언가 변했거나 성장했음을 느끼는 하루이기도 했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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