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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에세이] 졸음과 몰입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십 구 번째

 

 

졸리다. 예전부터 그래왔고 앞으로도 졸릴 것이다. 학창 시절, 왜 그렇게 잠이 오고 졸렸는지 모르겠다. 나름 순수한 학생(?)이었던지라 조는 학생은 혼낸다는 엄포를 놓던 선생님들의 수업엔 어떻게든 졸지 않으려고 이 악물고 버티던 기억이 난다. 정말 세상에서 무거운 것은 눈꺼풀이다. 초록은 칠판이요 하얀 건 글씨니 부릅 뜬 눈은 초단위로 가라앉으며 눈이 덮인다. 그리고 의식을 잃는다.

 

 

지금도 마찬가지, 오죽하면 내가 너무 잠이 많다고 여겨 혹시 기면증이 아닌지 병원에 가서 물어본 적이 있다. 의사 선생님은 시도 때도 없이 잠들어야 기면증이라 해서 나의 경우에는 상대가 안되므로 기면증이 아니었다. 아무튼 졸음은 시시각각 찾아온다. 반대로 몰입을 하면 밤을 새도 잠이 안 왔다. 지금은 밤을 넘기기가 힘든 데 게임이라던지, 급한 과제를 해야 할 때면 자의든 타의든 몰입을 해서 시간관념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집중할 게 있으면 몰입이 되고, 집중할 게 없으면 졸음이 찾아오곤 했는 데, 예전에는 불안장애로 예민함이 극에 달해서 머리가 항상 스트레스와 지침의 연속이라 졸았던 것 같다. 학창 시절 때부터 시작된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이어진 셈이다. 잠을 많이 자도 해소가 되지 않는 것은 스트레스가 계속되기 때문에 머리가 쉬지 못하는 것이고 그러므로 머리는 끊임없는 잠과 휴식을 요구한다.

 

 

 

몰입의 경우에는 신기하게도 스트레스를 받든 몸이 피곤하든 그것을 잠시 뛰어넘는, 아드레날린처럼 집중하게 된다. 마치 변신한 사람처럼 나도 모르게 몰입모드가 되어있고 시간도 초월하는 신기한 심리적 상태다. 개인적으로 몰입에 빠져드는 경우는 내가 흥미롭게 여기는 요소가 첨부된 콘텐츠라던지, 시청각적으로 압도적이고 웅장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영화라던지,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과정 자체에 재미가 생기는 경우에 그랬다.

 

반대로 억지로 하는 것들에 의해서도 몰입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미루다 미루다 하는 과제를 이 악물고 끝내야 하는 경우, 시간이 촉박해 벼락치기로 해야 할 공부들 등이다. 그런데 억지로 하면서 매번 시계를 들여다 보고 위와 같은 졸음이 나타나 하품을 연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때는 능동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몸은 있되 마음은 빠져나간 채 느리게 흘러가는 시계만 주시한다(내가 무엇을 하기가 쉽지 않은 일방적인 강의라던가).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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