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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인문]사막의 교부들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구십 번째

 

 

종교의 창시자들 혹은 그에 준하는 성인들은 어찌 혼자서 신비체험을 하고 나와 깨달음을 전파하는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내리면, 본인의 주관적 체험과 생각에 힘 입어 세상으로 나와서 신을 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론일 것이다. 예수와 다른 선지자들도 그랬고 무함마드도 그랬고 붓다와 조로아스터도 그러했다. 그들은 자기 홀로 시간을 보내면서 내면을 다스리고 내면을 통하여 신을 만나고자 했다.

 

 

지금은 몇 억 몇십억 명이 믿는 메이저 한 종교들이 되기까지, 처음엔 그들도 누군가에게는 낯선 신흥종교였고 탄압의 대상이었다. 콘스탄티누스의 밀라노칙령 이후 기독교인은 카타콤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본인들의 종교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건너뛰어서 일반적인 세계사의 연표 혹은 사건을 살펴보면 니케아 공의회가 나오면서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라는 조직체계가 어느새 완성된 것처럼 그려져 있다.

 

그 사이에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가? 이는 누군가의 신비이자 혹은 지극히 현실적인 역사의 한 부분이다. 일단 로마가 합법종교를 선언한다한들 그 이후 황제들이나 로마 귀족 등 모든 로마 사람들이 기독교를 호의적으로 볼 필요는 없었다. 3~4세기경부터 그들의 신앙대로 하늘로 올려진 예수와 순교와 박해를 당한 12사도들에 이어서, 두 번째 세대들은 그대로 이 땅 위에 남겨져 있었다.

 

 

 

이들 중 어떤 이는 선지자들의 삶처럼 사막과 광야로 가서 홀로 고행 수도자가 되어서 그들의 신을 향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내면으로 신을 모시기를 원했다.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기독교라는 종교가 과연 계속 갈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얼마 안가 끝났던 것이 아닌 바로 사막의 교부들로 알려진 이들이 수 년간 혹은 수십 년간 다져놓은 신앙을 가지고 와서 다시 기독교 공동체에 설파하고 교리 체계를 확립하는 데 큰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공동체와 시스템을 만드는 입장에서든 혹은 단순히 신앙적인 입장에서든 모두 중요한 의의가 있었다. 첫째로 사막교부들이 1세대 이후의 빈자리를 채워, 공인후 교회가 세워지고 공식적인 공동체가 되어 새로운 교황 혹은 대주교를 뽑고 이끌기까지 맨발에다 허름한 옷차림의 이 수도사들은 자신이 영접한 신을 논증하려 했으며 다른 종교인들의 공격에 맞서, 깡마른 몸으로 신앙의 힘을 증명하려 했던 것은 어떤 입장이든 간에 종교의 큰 기둥이 되어준 "교부"들이라 불릴만하다는 것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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