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일 번째

지금에야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강철이 동네 철물점에 가도 흔히 널려있지만 과거에는 철을 다루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철기의 등장은 인류의 역사를 하나의 시대로 구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혁명적인 물질의 발견을 의미한다. 하지만 철기도 철기 나름이라 전문적인 장인의 솜씨에서 나온 무기들만이 그 가치를 보여줄 수 있었다. 십자군 전쟁 당시 이슬람 전사들이 꼬리처럼 굽어진 칼을 휘둘러 손 쉽게 자르고 베는 모습을 보이자 그들이 가진 너무나도 예리한 칼에 기독교 문명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단련된 철인 시리아의 "다마스쿠스 강"은 지금은 비슷하게 따라 할 수 있지만 완벽히 따라 할 수는 없다 여겨진다. 잊혀진 기술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흔한 철물점의 나이프라도 중세를 휘어잡던 다마스쿠스강으로 만들어진 칼들보다 더 단단하고 예리하기 때문이다. 전쟁터에 나가면 자기 자신을 지키고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챙겨야 할 무기들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특히나 위에서 언급된 냉기들(창칼로 대표되는 날카로운 무기들, 반대의 개념은 화기로 총과 대포를 말한다.)은 항상 민감한 날을 갈고닦아줘야 전투에서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었다.
그럼 오늘 우리들의 무기들은 어떠한 가? 모임에서 멤버의 발제 중 "무엇을 무기로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무엇을 무기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비슷하면서도 공통된 의견들은 대체적으로 꾸준함과 열정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생각들이 나왔다. 거기에 더해 자기만의 색깔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주장도 여럿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는 무엇일까?
여기서의 무기는 나의 삶에서, 내가 추구하는 목적을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과 특성들이다. 발제 멤버는 "타이탄의 도구들"이란 책을 영감 삼아 질문했다. 삶은 때론 전쟁터라고 비유를 하듯 나의 무기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내가 내세울 만한 특성 중 하나는 세심함? 예민함에 있는 것 같다. 이는 장점 과 단점으로 때에 따라 달라진다.

장점으로 이야기해 보면 배려심이나 남들이 보지 못한 부분을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반대로 단점으로 이야기해 보면 쉽게 상처받거나 피해가 크게 느껴져 열정에 있어 그 힘을 잃기 쉬운 불안정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런 세심함이 잘 발휘가 되면 좋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을 수가 있고 자연스레 나의 장점이라 생각하는 창의성에 기여하게 된다.
창의성이 실현되는 와중에 장애물이나 인간관계로부터 상처를 받게 되면 대단히 기세가 꺾이게 된다. 열정이 무기력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버티기 힘든 MBTI라 말하곤 하는데 이런 살벌한 경쟁의 장에서 나를 숨기기에 급급하다. 여기까지 내가 메타인지로 돌려본 결과 그렇다는 것이고 역설적으로 이런 단점을 알기에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 수도 있다.
취약한 점을 메꾸려는 노력은 내가 취약하다는 것을 아는 것과 그리고 그것을 메꾸어야겠다는 필요성이 인식되어야만 행동으로 나오게 된다. 애초에 문제 될 게 없으면 그런 노력을 쏟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각자마다 가지고 있는 "무기"들은 워낙 다양할 것이다. 그런 무기들의 장단점을 알고 나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무엇을 집중해야 할지 보이지 않을까?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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