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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간만에 월요병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이번째

 

 

논문을 마치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신나해 하던 졸업예비생이 졸업을 마치고 얼마 안 되고 나서 졸린 눈을 비비며 욕실로 향했다. 아침에 출근 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 때의 아침 수업도(심지어 수업날도 많지 않은) 힘들어서 끙끙 거리며 갔었는데 매일 아침 기상이 영 어색하기도 했고 피곤하기도 하다. 그동안의 외부 활동도 대부분 일반적인 출근시간을 넘은 후 였기 때문에 아침잠을 푹 잘수 있었다.

 

 

 

졸업과 함께 감사한 기회가 찾아왔다. 3년정도 된 스타트업 기업에서 나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평소 알고 지내던 대표님이기도 하고 그 분이 워낙 나의 포장된(?) 이미지를 좋게 봐주신 덕분인지 관리자로써 역할을 해줄 수 있냐 물으셨다. 말단부터 시작해도 모자를 졸업생이였는데 그런 제안이 과분하게 느껴졌다. 여튼 사내문화를 개선하고 전반적으로 회사내 시스템 구축에 힘 써달라 제안 하셨다. 또 반 프리랜서로써 타 도시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업무시간때 하고 오라는 배려까지 해주셨다. 

 

그렇게 회사에 들어와 대표님과 회의하고 생각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낸지 어느새 한 달이 되어가는 최근, 일면식이 있는 다른 대표님을 뵙게 되었는데 그 분이 내 역할을 정확히 짚어주셨다. "아~스티브잡스 옆에 그 뭐지... 명상가 있잖아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시스템 구축을 앞장서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나는 얼마 없는 내 경험과 심리학적 지식으로 대표를 보좌하고 있기에 틀린 말은 아니었다.

 

기본적인 내 조언의 큰 줄기는 "대표가 건강해야 회사도 건강하다"는 것이다. 이는 모임과 비영리사업에서 수백 수천명을 많든 적든 집단적으로 봐왔고 또 운영하고 있는 나로써도 경험했던 문제이기도 해서 단체든 기업이든 대표란, 최고 결정권자이자 얼굴마담 그리고 운영방침을 좌지우지하는 입장을 넘어 사내의 전반적인 분위기마저 영향을 끼치는 존재이기 때문에 대표가 바로서지 않으면 회사도 바로서지 않는다.

 

 

 

직원들은 눈치가 굉장히 빠르다. 그리고 가뜩이나 작은 규모의 회사는 지근거리에서 대표를 접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몸이 열개라도 모자르고 출장과 출장의 연속, 회의와 미팅의 연속에서 대표의 몸과 마음은 계속 소모되어 간다. 구체적인 회사의 사정을 듣고 접하자 이런 점에서 그런 주장은 당연한 것이었다. 대표님도 알고 있는 문제였지만 조언도 그렇고 잦은 대표의 부재로 빈틈을 메꿀 존재가 필요했던 것이다.

 

약간의 긴장 상태로 처음 출근 했을때 직원들을 지켜보았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빌런은 보이지 않았다. 다들 협업하고 돕는 분위기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다만 나이대가 적다보니 체계가 미진해 보였고 언급한대로 시스템이 모호했다. 그런 점을 나는 개선하고 보충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한가지 이미지 정치적으로는 대표가 힘들어하거나 지쳐보이면 사기가 떨어지는 것이 뻔히 보이니 이런 저런 조언을 드렸던 것 같다.

 

말은 안해도 각자 바쁜 시간, 마우스와 키보드가 현란하게 움직이는 소리만 들리는 그런 시간에도 사내의 분위기, 문화라는 보이지 않는 공간은 역동적으로 구성원 개개인에게 계속 영향을 끼치고 있다. 평소 혹은 지금은 개개인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입장이겠지만 최근 스타트업 대표들간의 미팅에서 자금과 구성원의 양적 한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것이 무슨 말인지 알것 같았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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