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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전쟁 속 전술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육십 삼 번째

 

 

전쟁은 곧 인류의 역사다. 만물의 영장이란 위치도 만족하지 못하는지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그리고 같은 영장류끼리 서로 끝을 볼 때까지 싸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똑같은 복수로 갚아주는 건 당연하며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자에게 빼앗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도 빈번하다. 프로이센의 장군이었던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다"라며 표현한 적이 있다. 전쟁은 지극히 비합리적인 행위라는 착각도 벗어나야 함을 알아야 한다.

 

 

 

망치와 모루 전술

 

대단히 이성적인 사람들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싸우더라도 전쟁은 안 하는 것이 상책이라 하지만 이성적이라는 잣대는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내가 땅을 차지하기 위함은 저들이 조상땅을 빼앗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성적인 판단에 입각한다. 마찬가지로 저들이 우리에게 피를 보게 했듯이 우리도 저들에게 피를 보게 하자라는 자극적인 선동도 비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하지만 모든 것이 정치의 연속일 뿐이다.

 

물론 전쟁은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면 자국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들어오게 된 이상 끝장을 볼 때까지 계속되므로 모든 것을 제외하면 결국 승리 혹은 패배뿐이다. 그래서 악착같이 승리하기 위해서 수천수만 년 동안 인류는 자기가 속해있는 집단이 승리하기 위해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연구하고 연구해야만 했다.

 

일반적으로 망치와 모루라는 전술은 기원전에도 야무지게 써먹었던 전술의 기본 테크닉을 이야기한다. 모루는 보병이나 시간을 벌어다 줄 인원들이, 망치는 기병이나 속도가 빠르고 "공격해서 물리치는"목적을 위해 편성된 인원들로 구성하며 모루가 적과 맞대어 부딪히는 동안 망치는 재빨리 기동하여 적의 측후방을 쳐서 적에게 충격을 주거나 분쇄, 포위 섬멸하는 전술을 이야기한다. 잘 알려진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제국과의 결전에서 잘 써먹은 전술이 망치와 모루였다.

 

 

 

궁기병의 파르티안 샷을 재현하며 / 에이지오브엠파이어4 몽골의 중기병편 中

 

인구수가 국력을 의미하던 전근대 시절에선 이 포위섬멸전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적을 쌈 싸 먹기 위한 방법들을 많이 고안해 내었다. 다만 기본적으로 전술의 메커니즘은 거의 동일하며 급박한 전장에서 임기응변으로 지휘관의 조치에 죽느냐 이기느냐가 결정되었다.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적은 인원으로 승리한 전투도 있었는데 결국엔 우위를 차지하던 진영은 병사들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져 많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패닉상태에 빠져 도망치거나 죽임을 당했다.

 

그래서 군대의 머릿수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의 단합력과 높은 사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고 이는 질적인 차이로 직결되는 문제였다. 이 부분을 고민하던 많은 지휘관들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아군의 사기를 유지 혹은 고양시키고자 했다. 동료애와 동성애로 무장하던 신성부대라던지, 머스킷 총으로 나란히 서서 주고받던 라인배틀 전에서도 한 점 흩뜨려짐 없이 엄격한 기강을 적용하던 것까지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결국 아무리 최첨단 무기와 시대마다 국력으로 상징할만한 구체적인 힘의 요소가 있더라도 전투 그리고 전쟁은 사람이 한다. 사기가 떨어진 군대는 한번 삐끗하는 순간 그대로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 사람이라도 전열이 흩뜨려지는 것을 엄하게 다스렸던 것과 탈영을 하면 쉽사리 목숨을 날려버린 것도 이런 기강을 유지하기 위했다고 볼 수 있다. 비약해서 영국보다 먼저 거의 산업혁명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하는 중국의 송나라도 너무 문에 치우친 나머지 "무식하다"며 우습게 보던 여진족의 금나라에게 그리고 몽골에게 멸망당한다.

 

흥미로운 스토리 중 하나는 송나라 군대 2천여 명이 금나라의 사신행렬을 공격했는데 17명의 기마병에게 패배한 치욕적인 결과도 기록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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