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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나침반보다 필요한 것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 육십 번째

 

 

 

가끔 글쓰기 전에 좋은 이미지들이 뭐가 있나 무료이미지 사이트에서 살펴보면 목표와 목적을 표현하는 수많은 상징과 그림들이 나열되어 있다. 표지판에서부터 별 그리고 성공을 상징하는 높은 빌딩에서 처음 뵙는 어떤 정장 입은 아저씨까지 기타 등등. 많은 사진이 보이는데 그중에서 나침반도 자주 보인다.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분명해주는 나침반. 나침반이 있어야만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분명히 알 수 있긴 하다.

 

 

 

 

목적과 목표에 나아가는 시간과 일상을 길로 표현하며 자기 손에 있는 나침반이 그것을 가리킨다지만 왠지 선행요인을 하나 빼먹은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반성 아닌 반성을 하게 되었는데 어쩌면 내가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부터 바로 잡아야, 나아가던지 뛰어가던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발 딛고 있는 곳에서부터 무엇이든 출발하기 마련인데 그것을 무시하고 나침반만 바라보고 나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아 보였다.

 

밤하늘의 별, 북극성, 여명 속에 떠오르는 태양이고 뭐고 내가 현재 어디에 있는가? 가끔 현 위치에 대해 되묻는다면 예전에는 카스트제도나 골품제처럼 고정된 위치에서 허우적대는 꼴을 더욱 자학하기 위한 느낌을 가졌다지만 그게 아님을 이제야 알 것 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나이가 들어 보수적이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마! 분수를 알아야지 어델 기어들어오는 게고?"

 

그게 아니다. 모든 출발, 모든 한 걸음에 앞서 현재 찍은 점이 어디인지에 따라 내가 어떻게 나아갈지가 펼쳐진다. 높은 산에 있다면 언덕을 내려가기 위해 허벅지에 빡! 힘을 주고 나갈 준비를 하며, 오르막길을 간다면 또 그 상황에 맞게 심적으로든 준비하는 법인데 마치 모든 솔루션이 평탄한 길 혹은 오르막길로만 판단하는 것 같단 생각마저 들었다. 심오한 게 아니라 굉장히 단순한 깨달음이다.

 

 

 

 

악명 높았던 용산상가 아재들이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라고 말하는 것도 그것보다 높게 부르기 위함인 것처럼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를 극복을 하든 성장을 하든 분명히 파악해야만 가능하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 것이 경로설정은 잘되어 있지만 역산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혹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못 판단하면서 꼬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1미터가 한 걸음일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30센티가 한 걸음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50센티인 것처럼 정해서 나아가려고 하다 보면 누군가는 가랑이가 찢어질 수도 있고 누군가는 지루하고 따분한 괜한 일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누군가의 솔루션이나 조언은 결코 인생 전반을 좌지우지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어쩌면 과정을 다시 짜야할지도 모른다. 나만의 방법으로 말이다.

 

현재를 인식하는 것,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은 나만이 감지가 가능하기에 그 모든 성찰들이 현재의 위치를 알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막 서막이 시작될 즈음 첫 대사를 어떻게 칠지는 작가이면서 주연 배우면서 관객까지 겸하는 우리 개개인이 가장 먼저 나침반은 재껴두고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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