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구 번째

당이 떨어져 포도당 캔디를 챙기며 길을 나선다. 괜히 레몬맛으로 사서, 다른 다양한 맛도 있는데 사서 고생한단 생각도 들었다. 딸기맛으로 살걸, 포도맛으로 살걸.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판단력이 저하되면 긴급히 에너지를 보충할 필요가 있으면 대개 에너지바나 초콜릿을 챙겨 먹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더 먹기 쉬운 캔디를 선호하는 것 같다. 귀찮고 시간 맞춰 가야 해서 점심을 안 먹고 캔디로 대신 때웠다.

논문 피드백을 위해 학교를 다녀왔다. 나와 같이 논문을 준비하는 다른 선생님도 있었는데 피드백을 개인적으로 받으시며 열심히 이해하시는 것 같아 부러웠다. 나도 조언을 구하지만 당초 기한이 있으니 그 기한에 맞게 작성하고 통과하려면 내가 소화해야 하는 양은 솔직히 버거운 심정이다. 다시 집에 오는데 노력이 미진한 점을 인정해야 했다.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해도 언제나 그런 딜레마가 있어 왔다.
외부에 의해 부여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 내가 역량이 부족하면 어떡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언제나 있어왔던 것 같다. 쉽게 생각해 리포트 작성을 예시로 언제까지 제출하라고 되어있다면 벼락치기에 익숙해있으면 그것대로 어떻게든 해보던지 하겠으나 시일은 정해져 있고 벼락치기만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느껴지면 사기가 크게 저하되는 것 같았고 가뜩이나 하기 싫어 죽겠는데 의욕도 저하되는 느낌이 들었다.
숙제나 업무는 언제나 하기 싫다. 누구나 싫어할 것이라 생각한다. 옛날 초등학교 방학숙제의 일기처럼 개학 하루 전 급히 모든 날씨를 맑음으로 표시하고 좀 더 똑똑하면 꼼수를 부려 흐림도 간혹 넣는 경우도 있는데 미루다 미루다 하는 경우 그리고 하기 싫어서 억지로 하는 느낌이 항상 동기가 현저히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데드라인을 정해놓은 것이고 그때까지 제출하라는 것은 효과적인 행동도출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까 생각해 보면 이 글에서 무언가 놀라운 아이디어를 원하시는 분이 있더라면 크게 실망하실 수 있다. 결국은 조금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인 해결방법이 아닐지는 모르나 (100% 가까이의 완성도를 보이는 것)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그 능력만큼 각개격파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계산으로 100의 과제를 일주일의 기간 동안 하루에 15 정도 할당량을 채워야 목표가 달성된다.
대부분의 문제는 어쩌면 7일 중 4-5일은 놀고 2일에 걸쳐 100을 이루어내기 위해 무리하게 하다가 크게 과부하가 걸리거나 다음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에너지까지 돌려 막기 한 것일 수도 있단 생각도 들었다. 흔히 목표를 잘게 쪼개서 쪼갠 것을 해내가야 하는 단순한 가르침이 있는데 그게 맞다. 사실 이런 부분들은 그냥 읽고 이해하는 것과 체감하고 실제로 한다는 것은 누구나 마주하는 차이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다만 15의 할당량이 그날 하루 하는 것도 버거운 게 사실이다. 당초 평소에 하는 것이 극히 적은데 15라는 숫자에 부딪혀 하노라면 차라리 이틀 남기고 촉박하고 긴장되고 각성되어 에너지를 불태워서 해내는 것이 평소에 조금씩 하는 것보다 편안하고 쾌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운동이나 다이어트는 벼락치기가 불가능하듯이 여러 가지 산적한 일상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 소화능력을 키워내야 하는데 그게 일상에서 파이를 키워내야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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