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육 번째

여러분의 취미는 무엇인가? 어떤 취미들을 가지고 계시는가? 부분적 워라밸이 가능한 시대에 점점 자기만의 취미들로 채워나가는 시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도 일이지만 휴식 그리고 자기 삶의 행복을 위하여 취미 활동은 활기차고 건강한 활동들인 셈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시간의 함정 중 하나인 자기만의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독립적인 자기만의 시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 말은 예전에는 자의든 타의든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알기엔 개인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활동들은 도리어 업무의 연속이라든가 자기 계발을 위한 어쩌면 현재를 포기하고 미래를 투자하는 시간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일의 만족도와는 별개와 워라밸이 부분적으로 가능해지고 있는 만큼 다들 각자만의 시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래서 간혹 우리 또래들의 고민 중 하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취미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생각해 보니 이는 우리 사회의 경험이 적은 2030대들의 고민이라 생각하는데 그동안 공교육과정을 충실히 따라왔다면 객관식형 주입식 교육을 받은 성인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것 이외로 실체적인 부분은 공부 열심히 하고 대학 잘 가고 직장 좋은 곳을 가면 성공한다는 것이 하나의 종결점이자 기준이었던 것으로 암묵적으로 인식해 왔다.
그래서 사회에 나오면 대학을 다니면서 혹은 직장에 취업을 하면서 그 과정 전체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시간이 붕 뜨는 것과 다름이 없다. 야자를 시키면서(예전 기준으로), 학원을 밤 늦게까지 다니며 학교와 학업에 거의 모든 자기만의 시간을 구속하고 있다가 어느새 해방과 같은 개운함이 몰려오는데 이윽고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할 시기인 만큼 공허함도 함께 몰려와서 취미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학창 시절에 게임 혹은 대학에선 술 이외 최근에는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 것 이외에 취미생활이 한정되어 있다.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상담을 할 때나 아니면 모임에서 각자의 스토리를 들어보면서 항상 거론되는 것은 취미의 부재였다. 학생 신분을 벗어나서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도 그것 조차 잠시만 해갈할 수 있는 외부 변수에 불과할 뿐이다. 더욱이 늘어난 자기만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여전히 물음표 그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도 20대 내내 할 건 게임뿐이었고 가끔 동기부여되면 독서만 할 뿐이지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현재 나열된 우리가 평소 해오던 취미들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그런데 시간이 늘어나면서 뭔가 좀 더 유익하거나 색다른 취미를 찾으려는 사람들은 이런 고민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임에서도 다른 멤버들이 그리고 나도 내 생각으로 밝히는 바는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것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아마 모든 문제는 불확실함 속에서 행동을 하기 전에 여러 변수들을 생각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어 어느새 엄두가 나질 않을 정도가 되기도 하는데 취미도 이 문제를 피해 가지 않는다.
내가 추가로 이야기했던 점은 경험을 여러 해보는 것 이전에 내가 꿈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취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취미도 취미를 찾은 상태에서 그 취미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맞는 취미가 무엇인지 여기저기 시식코너처럼 둘러보며 찾는 것도 하나의 취미활동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경험이면 너무 부담스러울지 모르니 그냥 여기저기 한두 번씩 해본다는 심정으로 접근한다면 보다 편안하지 않을까?
경험이라는 것도 별거 없다. 어느 날 카페에서 전혀 맛보지 않았던 음료를 시켜본다거나, 평소와 다른 선택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기만의 경로를 깔아가는 흥미 있는 여정이 될 수 있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