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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연애결혼출산 담론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오십 오 번째

 

 

 

오늘도 깔삼하게 모임을 하고 왔다. 요 근래 수요일에 그리 많은 인원이 모이지가 않았는데 꽉 차서 다소 좁아진 공간에서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내 발제를 "사회적 진보와 보수는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던져보았는데 좀 더 화제를 좁혀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했고 그러다가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이란 주제로 진행해 보았다.

 

 

 

안 그래도 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 멤버가 있어 이야기에 살을 덧붙여 주었는데 각자가 생각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 또래의 결혼과 출산은 무엇인지 물었다. 생각하는 바가 워낙 다양하고 어디에 주안점을 두느냐에 따라 여러 갈래로 이야기가 퍼질 수가 있었다. 저출산 문제는 아무래도 빠질 수 없는 키워드였지만 현재 정치 사회적인 시선에 바라보는 저출산은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저출산을 논하기 전에 지금 당장 연애부터 난감 혹은 부담인데 출산까지 생각을 확장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는 능력, 재산 외모를 의미하는, 소위 말하는 "연애권력"이 아니라 전반적인 환경이 출산까지 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문턱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소 일반화 할 수 있는 관점들이 있었으나 살아가면서 각자가 겪은 체험 그리고 본인의 입장을 묻고 듣는 것은 굉장히 듣기 힘든 소중한 시간이자 공간이다.

 

누군가는 "왜 연애를 못하지?, 왜 결혼을 못하지? 왜 애를 안 낳는 거지?"라고 묻는 일련의 연장선에 놓여있는 사회적 현상들은 당연히도 쉽게 풀릴만한 화두가 아니다. 여기는 내 생각을 적는 공간이니 만큼 산업구조의 전반적인 변화가 수많은 이유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했다. 개발도상국 당시의 한국과 선진국인 현재의 한국의 환경은 당연히 달라진 건 누가 봐도 뻔한데 이는 단순히 경제적, 커리어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제조업이 역시나 강세지만 자동화와 효율화는 계속되어가며 인력시장의 상향 평준화와 더불어서 서비스업의 발달등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대면하는 감정노동과 고도화된 시스템은 역설적으로 사람을 만나기가 다소 힘든 관계적 바운더리를(폐쇄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창조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가져봤다. 사람은 엄청 많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면 공감을 할 것인가?

 

 

 

소셜미디어로 네트워크의 확장은 다양한 인맥을 창출할 수 있지만 반대로 폐쇄적인 구조를 안고 있다는 모순도 존재한다. 연애는 그렇다 쳐도 결정적으로 결혼 문제는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단순히 돈을 준다고 해서, 혜택을 증대한다고 해서 평생을 결정할 문제를 단기적인 복지라고 부르고 부양책이라 쓰는 그것을 한다 해서 결혼이 장려되느냐?. 음...

 

이는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예전에는 사회적 기준과 행복 추구의 가짓수가 얼마 되지 않아 그것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행복이라 여겼지만 지금은 각자의 얼굴만큼 각자가 추구하는 중요도와 가치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졌다고 볼 수 있다. "나는 그냥 동거가 나은 것 같아"라는 가볍게 던질 수 있는 이야기도 어쩌면 시대정신이 굉장히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기성세대 혹은 전통적인 가치관을 추구하는 입장, 질서를 중요시하는 입장에서는 솔직히 말해 대단히 불편한 시각일지도 모르겠다.

 

출산도 모임을 진행해 보면서 이야기의 퍼즐을 맞추다 보니 육아휴직을 쓰는 것은 권리이지만 그 권리를 썼다가 따라오는 시선과 터부시로 과연 기꺼이 쓸 수 있느냐부터 당장 정책과 제도적 차원에서 시행이 빠른 공기관, 공기업은 문제가 다소 적을 수 있겠으나 사기업은 뜬구름 잡는 소리고 인력 돌려 막기에도 힘든데 육아휴직이란 카드를 썼다간 책상 빼라는 말이 나오기가 쉽다는 문제도 있었다.

 

아무튼 많은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그동안 생각했던 환경적 어려움을 넘어서 그것을 보다 구체화하면 극복해야 할 산이 워낙 많은 것은 분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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