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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토요일 밤하늘의 별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오십 일 번째

 

 

 

어두컴컴한 밤 중에... 아.. 일단 너무! 진짜! 엉엉 울정도로 덥고 습하다. 와... 진짜 숨을 못 쉴 정도로 덥다는 말을 하고 싶은 하루였다. 숨막히는 여름, 찰나의 순간에 토요일 밤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별들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저 무수한 별들이 수만 년 동안 나보다 먼저 태어났던 사람들에게 같은 빛을 뿜어냈었고 나도 그 빛을 보고 있었다. 별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무수한 시간들이 흐르고 흐르면서 개개인의 시간에 서사시는 만들어져 간다. 때로는 내가 가고 있는 길과 내가 선택한 것들을 진행하면서 과연 이게 맞는지 싶다. 나는 불안을 심하게 겪었던 적도 있는지라 그 흔들림의 진도도 컸다. 마음에 정한 것을 택했지만 어느 순간 이게 맞는지 틀리지 않았는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머릿속 혼란은 가중되어만 갔다.

 

진득하게 한번 해보자라 마음먹어도 얼마 가지 않아 이대로 하는 것이 옳으냐를 넘어서 더 효율적인 방법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시간과 비용을 배로 잡아먹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면 책을 하나 읽다가 더 괜찮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른 책을 읽는다던지. 다독의 관점에서는 꽤 나쁘지 않은 습관일지는 모르나 실천의 관점에서는 영 빵점이었던 것이다.

 

생각했던 바를 이루어 내기 위한 여정은 어렵고 어렵다. 에너지를 한곳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나는 그 초점을 상당히 흐리게 설정해 놓고 접근하고 있었다. 흐리멍덩하게 시작했던 선택들이 공중분해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고 마음속 수레바퀴가 의심과 회의로 계속 굴러가고 있었다. 불안은 증폭되었고 다시 의심과 회의는 선택과 생각에 영향을 미쳤다.

 

 

 

삶의 공허란 여러 길로 퍼져나간 시점에서 생겨난 크레이터와 같았다. 그걸 채우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지금도 계속 필요하고 있다. 내가 가진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세계관은 너무 세심한 나머지 약간의 오류도 허락하지 아니하고 계속 수정되어야만 했다. 업데이트되어 좋겠다는 생각과 달리 자기 연민과 비판은 심화되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무엇이 맞는지 틀린 지는 계속 가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선택에 답을 내릴 수 있는 건 오로지 나뿐이라는 점. 모든 것에 대한 회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건 내가 직접 걸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움직이지 않고는 어떤 생각의 참과 거짓을 가려낼 수가 없었다. 항상 가정과 가설로만 이루어진 생각들의 합이, 배가 산으로 가는 시점에서 삶에서의 의욕과 확신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온전히 나의 선택에 대해 계속 뚜벅뚜벅 걸어가고자 했던 것이야말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던 것이다.

 

설령 그곳의 끝은 거짓이라 해도 수많은 선택지에서 하나를 가려낼 수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길이 틀리더라도 그 역시 가려낼 수 있는 것이며 수많은 오류를 하나씩 하나씩 줄여나가 결국 나에게 맞는 선택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시간 낭비가 아니었던 셈이다. 31가지의 아이스크림도 내가 좋아하는 맛이 있고 싫어하는 맛이 있기까지 한번쯤 먹어보고 판단하는 것처럼 답을 찾는 여정은 묵묵히 그곳에 머물며 계속 걸어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별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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