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오십 번째

모든 결과에는 과정이 있고 과정의 앞에는 시작이 있다. 모든 결과에는 시작이 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냈던 것의 시작은 내 기억에서 그리 중요하게 차지하지 않았다. 정작 작심삼일 했던 모든 목표와 계획은 시작이 생생하게 생각이 난다. 왜냐? 거기까지가 기억의 전부거든요(모른 척...). 결실 맺은 결과는 여러 순간들이 존재하고 시간이 흐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작하는 부분이 옅어지게 다가온다.

나의 의도대로 설정된 계획들이 대다수 어긋나버리면 사기가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중도에 하차했던 억울함 때문에 다시 시도하고자 하지만 남는 게 시작뿐이어서 거기서만 안주하는 경우가 있다. 시작의 중요성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지만 시작만 하려다가 밤 다 새는 경우 아니 새해 첫 해가 다시 뜬다. 목표량을 줄여서 시작했던 것도 이런 부분 기인해서 시작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부분에 부담감을 내려놓고 접근하니 스케일도 비례하다 보니 별 감흥이 없을 때가 있다. 그런데 되짚어보면 그런 유의미한 결실은 공통적으로 적어도 나에게 별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동기부여 동영상을 보고 명언을 되짚어보며 책을 읽어가며 감동에 젖어 매번 해보고자 하지만 그 방법은 내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몇 년이 흐르다 보니 없던 회의감도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다.
처음 앞에서 많은 이들이 포기한다. 본 게임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예전 패턴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뻔하다 못해 그냥 어느새 "밥 먹었니?"라는 관습처럼 굳어지는 것 같았다. 주변에서 다이어트 도전에서 외국어 공부니, 운동이니 하는 것 모두 다짐의 연속이지만 거기서 이루어진 건 또 이루어낸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앞으로 내가 누군가를 조언해 줄 입장이 조금이라도 된다면 테이프 커팅식은 나중에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일 수도 있다. 하나의 사례만 있는 것이 아니니 누군가는 성대하게 치르고 완벽하게 이루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성공의 연속가도를 달리는 사람들도 있어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나의 일상 기록에서 느꼈던 점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나만의 시간 그리고 에너지를 투자해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귀찮은 일이며 언제나 내일은 있으니 딴짓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하는 것도 없다 하듯이 목표도 내려놓으니 어느 정도 이루어가는 것에 만족감을 느꼈다. 물론 그건 있었다. 애초에 그런 포부가 있었던 사람이 목표치를 한없이 낮춘다는 것 자체가 받아들이기가 힘든 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도대로 이루어놓은 건 쥐뿔도 없으면서 그런 고집을 피운다는 것 자체가 나쁘게 말하면 당장 때려치우라고 이야기하겠지만 다르게 말하면 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피드백을 내게 선사 해 주고 있었다.
처음 앞에서 누구나 긴장을 하고 망설이거나 심장이 두근두근 뛸 수 있다. 그런데 그 순간을 맞이하고는 급격하게 힘이 떨어져 흐지부지되는 결과를 맞이하거나 더 이상 소화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 다시 수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여러 방법을 찾아 실험해 보는 것이 문제해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 목표가 너무 컸기에 지금은 결과보다는 과정 그 자체에 목표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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