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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소와 원석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칠 번째 어릴 때 미술학원을 다녔다. 고등학교 때까지 미술부였는데 이렇다 할 지역사회 입상은 해보진 않았다. 다만 만화를 그리거나 컨셉 그림을 생각나는 대로 그리며 스트레스나 암울한 감정을 풀기도 했다. 초등학생 저학년 시절 미술학원에서 각자 자기만의 일상을 그리라는 선생님의 제안에 여타 다른 아이들이 색연필과 물감 그리고 크레파스로 야무지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나도 평범한 나의 일상을 그려냈다. 선생님이 한 명씩 불러서 검사를 하는데 내 차례가 되자 당당하게 그림을 냈다. 그런데 그림을 받은 선생님의 표정이 안절부절하다 못해 웃음을 터뜨리셨다. 자세는 어쩔 줄 몰라하셨던 것 같다. 이유인즉슨 내 그림은 "아빠와 같이 목욕탕 간 날"을 타이틀로 남성 목욕탕의 적나라한 모습.. 더보기
독서라고 해둡시다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육 번째 여러분의 취미는 무엇인가? 어떤 취미들을 가지고 계시는가? 부분적 워라밸이 가능한 시대에 점점 자기만의 취미들로 채워나가는 시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도 일이지만 휴식 그리고 자기 삶의 행복을 위하여 취미 활동은 활기차고 건강한 활동들인 셈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시간의 함정 중 하나인 자기만의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독립적인 자기만의 시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 말은 예전에는 자의든 타의든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알기엔 개인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활동들은 도리어 업무의 연속이라든가 자기 계발을 위한 어쩌면 현재를 포기하고 미래를 투자하는 시간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일의 만족도와는 별개와.. 더보기
무언의 축제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오 번째 어제의 글 감정과 비슷한 키워드가 오늘 모임에서도 나왔다. 이 타이밍에 나만 겪는 감정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멤버 중 한 명이 벚꽃이 피면 왜 마음이 설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이야기가 흐르다 항상 설레기만 한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주가 벚꽃이 사방팔방 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야외활동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야외활동하기 편한 강변 따라 꽃들이 피어있는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설레는지에 대한 이야기 중 여러 가설(?)들이 나왔다. 각자 요맘때면 날씨가 변해서 기분도 환기된다는 점이 벚꽃이라는 매개체로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따스한 봄이 찾아왔다는 신호를 알려준다는 점이 있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갈 때도 마찬가지다. 혹독.. 더보기
찾아온 봄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사 번째 벚꽃 엔딩이 들릴 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집 근처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쓴 맛을 싫어하는 초등학생 입맛이라 시럽을 풍성히, 풍부히 타 달라고 계산 전에 미리 말해 준다. 드디어 봄이 제대로 찾아온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커피를 받아 들고 다시 호다닥 집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다음 주까지 또 서론에 대한 수정과 보충설명을 곁들여서 교수님을 찾아뵙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전선거 때문에 차들이 기나긴 줄을 서나 봤더니 지역 내 작은 축제가 있어서 도로가 막혀있었다. 날씨가 화창했지만 오묘하게 쌀쌀했다. 내 방에 돌아와서 방 주인을 한번 쓰다듬고 다시 내가 쓰는 논문과 관련된 다른 논문들을 읽었다. 크게 별 다를 건 없었지만 항상 민감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주.. 더보기
뇌의 항상성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삼 번째 한 가지 신기한 점은 뇌는 자기 포지션을 유지하려 애쓴다는 점이다. 뭔 말이냐면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거나 폰을 보고 있으면 계속 추우우욱 거의 암반수 나올 때까지 지하로 가라앉는다. 그러다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잠이 잠을 부르고 핸드폰을 보노라면 눈이 피곤해져 다시 잠에 빠진다. 그런 상태로 지내다 보면 어느새 이젠 그것이 디폴트다. 예전에 나는 그나마 가족과 함께 여행이라도 다녔지만 50만에 육박하는 은둔 청년들의 통계는 얼마나 심각할지 상기시키게 된다. 다만 은둔청년을 다룬다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고 그렇지만 내 체험을 비추어 보노라면 또 막상 씻고 어딘가를 다녀온다거나 책상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잠이 사라져 있다는 것이다. 늘어지면 늘어지는.. 더보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이 번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770일이 되었다. 벌써 2년이 지난 것이다. 배우 출신 젤렌스키가 대통령이 되면서 전쟁 초반 그 누구도 그가 우크라이나의 전쟁 영웅이 될 줄은 몰랐다. 러시아 침공에 대부분의 국가들은 발을 빼면서 우크라이나에 비관적으로 바라봤지만 젤렌스키는 수도 키이우를 지키면서 사기를 진작 시켰다.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열세에도 솔선수범하는 지도층의 결의에 러시아와 맞서 싸워나갔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국내 이슈 때문에 젤렌스키가 욕을 먹고 복합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크라이나를 지킨 그의 결단과 용기는 높이 살만 하다. 초창기를 떠올려보자.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에 대놓고 주우 독일 대사는 "어차피 질건데 뭐 하러 도웁니까?"라는 부적절한 .. 더보기
주저.... 하다...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일 번째 비가 쏟아짐에도 모임에 나온 멤버들이 고맙다. 날씨는 우중충했지만 이야기 분위기는 밝아서 만족스러웠다. 주된 이야기는 각자 일상에서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할까?" 혹은 "말까?" 여러분들은 여러분만의 기준이 명확하신가? 물건을 살 때나, 커리어를 정할 때나, 어디를 갈 때나 등등 사실 모든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고 연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선택을 내리는 데 있어서 아무렇지 않게 내릴 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동안 내가 써왔던 미루기 문제나 습관 문제도 마찬가지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 속한다. 이제는 자연스러워서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지만 어떤 성장을 위한 결단은 상대적으로 그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생각과 에너지를 쏟게.. 더보기
토크 모멘트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삼십 번째 같은 말을 해도 이쁘게 들리는 사람이 있고 밉게 들리는 사람이 있다. 언어란 맥락적 관점에서 파악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만 뚝 잘라 들어도 상당히 기분을 좌지우지하는 경우도 있다. 같은 농담이라도 상대를 기분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말한 듯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비아냥 거린다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말이 천냥 빚을 갚기도 하지만 말이 천냥 빚을 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상호 간의 입에서 나오는 말, 언어 표현은 상당히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맥락으로 돌아와서 인간관계에서 부드럽고 위트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말이 상당히 재치 있다고 여기거나 호감을 산다. 하지만 누군가는 4가지가 없고 버릇없다며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차이점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