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육십 삼번째

타지에서 프로그램을 마치고 호다닥 달려오니 모임 진행 15분전! 퇴근길에 걸리니 너무 막힌다. 여튼 오늘도 이야기 주제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가장 뜨거운 화두였던 것을 조금 비틀어서, 만약 주변에 지인이나 친구에게 조언을 해주어야할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겠는 가? 그런데 그 사람이 전혀 말귀를 알아먹지 못한다. 하지만 그 사람은 당신에게 조언을 구한다. 이 답답한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내 기본 논조는 "들을 귀가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해야한다"라는 생각이다. 애초에 들을 귀가 없는 사람이 조언을 구한다는 게 앞뒤가 다른 것 같지만, 들을 귀라는 것이 조언대로 후속 조치를 취하느냐 안 취하느냐를 따지는 것이다. 모두가 말은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말을 곱 씹고 성찰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나면 정말 정말 아무소용이 없어서 "들을 귀"가 있는 사람에게만 말을 해주어야 한다.
설령 본인이 조언을 원해도 이 또한 순간적인 솔루션으로 잠시나마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인 건지는 또 다른 문제이며 거기까지 따질 필요가 없을지라도 시간을 소비하고 들어주는 에너지를 뺏겨가며 나의 노하우나 진심을 전해주는 작업이라면 고려해야 필요가 있다. 간혹 그런 식으로 떠봐서 본심이나 정보를 채가서 처세하는 데 있어 써먹는 여우들도 있다. 그걸 다른 사람에게 이용해 관계에 장난질을 하면 그건 완전 악질이다.

오늘 나온 화두가 약간 다른 에피소드이긴 해도, 하나같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그렇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아예 변하지 않는다. 대신 고집을 깨뜨리는 것은 어마어마한 충격을 내적으로 겪어야하며 근간을 흔들어야... 생각해보니 고집을 꺾는 것은 결국 달리 이야기하면 마음 속 불안을 일으킨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상당히 흥미롭다.
마음 속 불안때문에 더욱 더 본인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조언은 그만큼 힘들고 먹히지 않는다. 상담 현장에서 간절히 찾아온 내담자도 상담현장에서 듣고만 흘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 데, 일반적인 조언이라면 과연 얼마나 받아들이고 실천하겠는가? 거의 없으리라 확신한다. 정리하자면 여러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 과정이 바로 조언을 주고 받는 과정이다.
첫째론 의지가 있는지 들을 귀가 필요하고, 둘째론 들을 귀라면 조언대로 행동하는 지 봐야하며 세번째론 그러한 행동이 얼마나 오래가는 지 조언을 구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조언을 하는 사람은 구하는 사람에게 봐야 할 포인트인 것 같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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