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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인문] 악인 스토리 : 모부투 세세 세코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육십 일 번째

 

 

 

아프리카의 역사는 내전과 내전의 반복되는 역사, 이긴 쪽에서 독재자의 출현으로 이어진다. 상당히 이미지가 좋고 선진국으로 정평이 나있는 유럽 국가들의 제국주의 시절은 안타깝게도 아프리카 민족 분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여전히 역사는 책임을 묻고 있다. 오늘은 횡령의 대명사, 중앙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의 모부투 세세 세코를 알아보도록 하자.

 

국영방송 송출 "하늘에서 점차 내려오는 모부투"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은 벨기에 식민지였다. 그 유명한 레오폴드 2세가 사람들이 고무 채취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손발을 자르던 폭정을 온몸으로 맞은 국가가 바로 콩고였다. 벨기에로부터 독립 후에 모부투는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의 친구를 희생시키며 정권을 잡게 된다. 헌법을 무력화시킨 뒤 일당독재를 시행했다. 일당독재 위에 군림한 대통령 모부투는 내전으로 계속되는 잔불들을 제압해 나갔고 그것으로 국정을 안정화시켜나가며 점차 지지세를 확보한다.

 

절대자에 오른 그는 1971년에 "자이르"라는 국명을 콩고를 대신하여 사용했고 자신의 본래 이름을 치우고 모부투 세세 세코 쿠쿠 웬두 와 자방가(벌써 한 줄이네) 이름을 사용하였다. 이는 "정복을 거듭하는 전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어에서 차용했으며 국민들의 명칭도 아프리카어로 바꾸기를 강요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정부 같은 경우, 자신들의 정통성 결여와 명분이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다른 무언가를 차용해서 메꾸려는 경향이 있다. 예전 전두환 정권이 개최한 국풍 81 같은 행사처럼.

 

 

 

여하튼 재미난 건 그의 절대화 작업이 시작하면서 언론에서는 "국가의 아버지"와 "혁명의 수호자" 등의 항상 수식어를 붙이며 그를 불러야 했다. 심지어 교회에서도 그의 이름을 그런 식으로 불러야 했고, 전두환 정권이 나중에 따라한 건 아닌지 신기할 만큼 땡 모부투 뉴스를 했는데, "오늘 전두환 대통령은~" 하는 것처럼 "오늘 모부투 세세 세코 대통령께서는 전국에 비를 내리게 해 주셨습니다"등의 가짜 기적을 국영방송에 송출했다 (실제로 둘은 82년에 만났고 모부투는 무궁화대훈장까지 수여받았다).

 

그리고 도둑정치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조"단위의 횡령을 했다. 약 5~6조 정도 규모로 추정한다 하는데 스위스 은행에는 5000억 원 이상의 예금을, 자신이 통제하는 금이나 다이아몬드광산이라던지, 국영기업등 빼먹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서 부를 불려 나갔다. 심지어 한 해의 규모가 국가 연간 예산을 뛰어넘는 진짜 기적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다. 한 번은 측근을 보내 그냥 자신이 원하는 대로 중앙은행에 가서 현찰을 빼오도록 시킨 일화가 있다.

 

그러다가 1997년에 반군의 성장과, 모부투의 건강문제가 뚜렷해졌다. 모부투 정부의 측근들은 물주가 불안정해지자 등을 돌리고 그를 축출시켰고 그는 모로코로 망명 후 전립선암으로 사망하게 된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