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육십 사번째

삘을 받고 떠오르는 것을 계속 타이핑을 한다. 그러다 멈추고 한번 생각하다가 다시 연결지어진 문장들을 손가락으로 두들기며 표현한다. 성장일기를 계속 쓰면서 글을 창작하는 것이 나름 자연스러워졌지만(적어도 주관식 서술에 있어선)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설피 소설을 쓰는 일은 글을 쓰는 같은 작업임에도 다른 습관으로써 진행중이다. 분위기와 어투가 다르기 때문인지 의식하며 쓰고 있다.

같은 공간, 비슷한 행동이라 할 지라도 지각하는 바에 따라 달라지고 아웃풋으로 내기까지 과정이 달라지면 동일한 습관으로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제 시간, 그 공간에 맞추어 촉발되는 행동이 습관이라기보다, 하는 데 있어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별 저항감없이 해내는 경우나 쉽게 몰입하는 경우가 습관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겐 에세이와 소설은 분명 다른 작업이다.
별 볼일 없지만 글 쓰는 재주로 생각해보건 대, 에세이 같은 경우 나의 접근은 아무말 대잔치다. 마음의 벽이랄까? 그런 게 없는 편이다. 그래서 저항감이 이제는 느껴지지 않고 그냥 떠오르는 것에 대해 혹은 평소에 생각해왔던 것을 자유롭게 서술해서 일기로 올리고 있다. 각자 생각하는 "에세이는 이래야 한다"라는 게 있겠지만 에세이란 주관식 양념을 팍팍치는 맛에 쓰는 것 같다.

소설 같은 경우, 특히 장르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지만 SF나 판타지 소설같은 경우는 완전히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머릿 속 허공에 떠도는 소재를 끌어당겨 글로 정제해야 하기 때문에 써보면서 참교육을 당하고 있다. 무슨 작품이든 사실 설정이 어떻고 하는 것도 그 나름의 재미지만 무수한 요소에서 설정의 뼈대를 만들고 그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은 마치 취미와 일의 차이처럼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은 어떻게 보면 에세이의 특징과 비슷하다. 주관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맘대로 설정을 잡고 나서 이야기를 전개하며 룰루랄라 하고 있으니 계속 쓸고얌(?) 아무튼 요즘 집중이 거기에 쏠려있어서 나름 고뇌와 상상의 흔적을 남기며 써가고 있다. 또 하나는 막상 시작하니 별 게 아니라는 점 보다는, 시작하고 어차피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에 초반부부터 큰 부담감을 갖지 않아서 만족한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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