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육십 구 번째
결과지향적인 사람들은 결과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과정을 정당화하는 식으로 도구로써의 과정으로만 바라본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결과였으면 OK이고 아니면 나온 결과를 다시 내팽개치고 혹은 피드백으로 삼아서 나아간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얻어낼 때까지 계속 노력한다. 결과중심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의 행적은 대단히 효율적일 수 있고 합리적으로 보인다.
모든 일은 원인과 이유가 있는 법이다. 특히나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천재지변이 아닌지라 더더욱 그렇다. 가능한 빠르게, 가능한 효율적으로, 가능한 더 좋은 결과로 만들게끔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은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때로는 너무 단기적인 시각으로 판단하는 건 아닌지 괜한 걱정을 해보기도 한다. 일반화이긴 한데 결과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과정을 너무 한 번 쓰고 버리는 망치처럼 여기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희망은 쥐어짜 내는 희망이다. 혹사하는 희망이다. 오로지 결과를 위해서만. 그리고 결과라는 기준도 따지고 보면 굉장히 자의적일 수도 있다. 영화처럼 1시간 30분 안에 서론 본론 결론으로 끝나는 게 우리 일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과가 끝나면 또 다른 결과를 위해 나아간다. 그리고 이전 결과는 하나의 과정이 되어 버리고 말로는 중요하고 소중하다 생각하지만 이제 새로운 결과를 위해 헌신짝처럼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럼 결과가 나쁘게 나와도 상관없냐라고 스스로 묻는다면 내가 예언자가 아니고서야 알 수가 없다. 당연히 모두가 결과가 좋기를 바라며 효율을 추구한다. 다만 지금 생각하는 결과가 끝이 아니며 그 결과 후의 일을 생각해 보면 이 역시 끊임없는 과정의 일부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워커홀릭들이 대단히 싫어할만한 생각이겠지만 흔히 오늘만 산다!라는 급하게 빨리빨리 하려는 것은 이미 밥 먹을 때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다.
급하게 해서 결과라도 계속 좋으면 다행이지 그리고 영원히 급하게 할 수는 없다. 어느 순간 과정 중에 놓쳤던 것을 다시 재정리하고 나갈 필요가 있다. 점검 안 하고 신나게 달리다가 나사 하나하나 빠져가는 자동차 만화처럼 스스로를 채찍질할 필요는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밥도 뜸을 들이듯 타이밍이라는 것도 빨리빨리 해서 무조건 된다는 보장은 없다. 불안한 마음에 서두르지 않았으면 싶다.
"너 공부하면 대학 가서 편히 살아"," 너 좋은 직장 잡으면 편히 살아", "너 돈 열심히 벌면 편히 살아".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연령별 "공부하다 죽어라"라는 책 제목처럼 이게 희망고문인지 그냥 고문인지 싶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자연으로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엔 끗발 날렸던 커리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커진 압력 때문인지 분출하지 못해 겉잡을 수 없는 번아웃으로 모든 걸 내려놓는 경우가 있다.
다만 조심해야 할 점은 이 또한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 있다. 아직은 아니다, 아직 이르다. 곧 시작할 것이다라는 끊임없는 미루기에 아주 좋은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어쩌면 과거에 너무 급히 나갔기에 더욱 신중해지려는 경향도 있음을 보면 여러 케이스가 존재하며 스스로의 마음속 울림을 들어보면 희망을 쥐어짜 내는지 아니면 희망을 기만하는지 알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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