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까지만 해도 댄 브라운의 작품들을 좋아했었다. 톰 행크스 아저씨가 나오는 영화로,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 그리고 인페르노까지 소설에서 영화까지 흥미롭게 보고 읽어었다. 다빈치 코드는 중학생 때로 기억하는 데 그 당시엔 접하고 내용이 진짜인 줄 알았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다빈치 코드에서 인페르노까지 소재만 다르지 맨날 똑같은 레퍼토리에 흥미를 잃은 지 오래지만.
그러나 영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영화에서 톰 행크스가 연기하는 주인공 랭던은 하버드대학교 기호학 교수로 살인과 음모와 함께 닥쳐온 갑작스러운 의뢰로 무대가 되는 역사적인 장소를 둘러보고 유물과 예술 작품들에 숨겨진 의미가 무엇인지 파해치며 실마리를 풀고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역할에 가깝다. 물론 지금은 이 또한 허구가 상당수임을, 작가의 뇌피셜임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상징"이라는 게 무엇인지 흥미롭게 다가왔다.
예를 들어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사진을 보면서 예수와 사도요한(작중에는 성모마리아라고 주장)의 사이의 공간이 역삼각형으로 여성을 표현하는 상징을 찾아내 다빈치가 그림에 숨겨놓은 단서를 유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단순해 보이는 상징이나 기호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일상에서도 흔히 보인다. 학문적으로는 심리학자 칼 융의 상징에 대한 개념들 중 인간이 고대에 남긴 원형 기호들은 신 혹은 순수성을 상징한다고 풀이해주기도 했다. 물론 융의 이론은 현대 심리학과는 괴리가 있지만.
자동차를 보면 길쭉해서 마치 남근을 선호하는, 그것은 곧 힘을 상징하며 남자의 상징이라 말하며, 그리고 여성들이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은 단순 화장품이나 물건을 담는 용도가 아닌 여성의 자궁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에 보살핌으로 무의식적으로 안정감까지 도모한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동서양 할거없이 신화들중에대지모라던지가이아 등지구나땅을주관하는신이 여성으로그려지는 이유는만물이그로부터말미암아탄생하기때문에모든인류가보편적으로가지고있는무의식적표현이라는흥미로운 해설이 있다.
어떻게 보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눈으로 글 대신 이미지가 더 확실하게 인지가 되듯이, 이미지를 단순화한 기호와 상징은 현대 인류에게 유익한 수단이 되고 있다. 이미 이런저런 예가 필요 없이 "신호등"이 대표될 수 있겠고 도로 곳곳에 놓여있는 표지판들 등 인간의 순간적인 판단을 위해 이런 상징들을 사용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있는 모든 곳이 상징과 기호로 덮여 있으니무심코 지나가지만 그것에는 역사와 가설 그리고 흥미로운 서사까지 모두 간직하고 있는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