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팔십 삼 번째

오늘 발제 중 키워드인 정신승리란 용어가 등장했다. 아마 한번쯤은 다들 이겨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한 자기 객관화에 대한 담론이 등장했다. 둘은 양립 가능한 것인가? 불가능한 것인가? 멤버 중 누군가 말한 것처럼 우리 사회는 자기 객관화가 자연스럽고 오히려 자기 객관화를 계속 요구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왜 자기 계발 콘텐츠에서는 자기 객관화인 메타인지를 하라고 독려하는 것일까?

풀어보자면 우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자기 객관화란, 정량적이고 측정가능한 한 마디로 비교에 비교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객관화를 말한다. 꼴찌에서부터 1등까지 서열을 매기고 측정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쟁사회가 바로 우리가 속한 사회다. 그래서 정확히 말하면 자기 객관화가 아닌 객관화가 용법상 맞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맥락상 요구하는 자기 객관화 혹은 메타인지란 무엇일까?
능력개발과 성장을 목표로 자기 자신의 위치와 가진 것을 명확히 직시하는 자기 객관화를 이야기한다. 실제로는 자기 객관화를 남발하기에는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누군가에게는 혹독한 잣대를 스스로 들이 밀수 있기 때문인데, 과소평가를 바로 잡는 것도 자기 객관화, 과대평가를 바로 잡는 것도 자기 객관화의 범주에 포함시킨다. 현실을 명확히 직시하는 작업이 바로 자기 객관화인 것이다.

많이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정신승리라 부르는 자기 합리화다. 자기 합리화도 열등감이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 필요한 태도다. 하지만 이 또한 전부가 아니라서, 예를 들자면 자기 합리화도 객관적인 지표상 열등하지 않지만 다른 증거를 무시하고 열등하다는 것으로 인지하면 이 또한 자기 합리화가 되기 때문이며, 이런 과소평가를 바로잡는 작업이 자기 객관화이면서 동시에 반대의 의미에서 자기 합리화일수도 있기 때문에 애매모호하다.
통념상 자기 객관화란 의미는 자기의 현재 위치에 대한 파악을 전제로 그 이상의 평가(해석)를 하지 않는 게 객관화일 것이며, 자기 합리화는 자신의 언행에 대한 본인의 해석이 들어가고 그것이 맞다고 하는 작업을 의미할 것이다. 양자가 모두 개인의 삶에서 모두 필요한 작업이긴 하지만 객관이라 주장하고 서열적 주관을 들이미는 우리 사회에서, 나는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자기 합리화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쓸데없는 데서만 고집부리고 정작 혼자 스스로를 마주할 땐 혹독하게 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 합리화는 건강한 행위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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