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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에세이]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오십 팔 번째

 

 

친척이 최근에 안 좋은 일이 겪어 같이 밥을 먹을까 하고 집에서 준비하면서 욕실로 들어가 머리를 감고 있었다. 언제 한 번 욕실을 "진실의 방"이라고 소개했던 기억이 난다. 머리를 감으면서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뜬금없는 말도 내뱉는 아무 말 대잔치 시간이다. 그러다가 찬송가 중에 "세상 모든 풍파 너를 흔들어"라는 제목의 노래가 떠올랐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가사가 번쩍하고 떠올랐다.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이 말이 마치 나에게도 그렇고 친척에게도 굉장한 위로가 되는 가삿말 같았다. 같이 저녁을 먹는 자리에 가서 그 가삿말을 깨달은 경위(?)와 생각을 전했다. 친척께서 "아주 좋은 발상"이다라며 끄덕이셨다. 자기도 그렇게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돌이켜보니 그런 것 같다 하며 만족해하시는 것 같았다.

 

고난 중에 감사라고 하기에는 감사라는 단어가 너무 상투적이다. 그냥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 그리고 받은 것들에 대해 돌이켜보지 않으면서 계속 우리는 무언가를 바라고 또 바란다. 그리고 손실을 입으면 절대적으로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껏 누리고 있던 것들이 누군가는 간절히 바라던 것들일 수도 있는 데 그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모임에서도 예전에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퇴근하고 커피 마시면서 웃고 떠들지만, 누군가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수도 있어요" 이런 말을 하면 누구는 감사함으로 지금의 불만이나 발전을 참고 현실에 순응하란 말이냐라고 반발 할 수도 있다. 오히려 반대다. 마땅히 누릴 수 없는 것을 우리가 누리고 있으므로 만족해야 할 것이고, 기뻐해야 그로 말미암아 더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백날 불만을 말하고, 걱정을 하고, 한탄을 하고 해서 지금 당장 응어리진 마음이 조금이라도 내뱉어서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일상은 매번 불안하고 위태위태하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기뻐하게 되면 도리어 안정감을 얻고 힘을 받게 된다. 물론 지금 당장 손에 잡히지 않는 결과가 없어 힘들겠지만 가뜩이나 힘을 받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힘만 더 빼고 있으면 누구 좋으라고 하는 것일까? 당신의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