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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에세이] 무기력에 대한 무기력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오십 오 번째

 

 

 

웬만해서 일어나지 않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나다. 정확히 말하면 나"만" 인 줄 알았다. 하지만 오늘의 통찰은 너도나도, 철수도 영희도 다 같이 그러고 있음을 상기했다. 모임에서 무기력에 대한 주제를 공유했다.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은 당연히 다르겠지만 무기력에 대한 반응 혹은 무기력에 젖어 있는 상태는 비슷비슷해 보였다. 다만 지금 쉬지 언제 쉬냐라는 의견도 있었다.

 

 

 

시간이 붕 뜨면 할 게 없어진다. 기껏해야 스마트폰을 목적 없이 바라본다거나 유튜브를 본다거나 그러는 데 심지어 나는 넷플도 OTT도 잘 안 봐서 너무 시간이 남아돌 때가 많다. 주말 무기력에 젖은 멤버들은 딱히 약속이 없는 한 집에 누워있거나, 취미활동을 하는 데 취미활동도 간단한 걸로 1,2개 아니면 아예 없는 경우에는 여전히 "할 게 없다"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내가 "할 게 없다"라는 수천수만 번을 떠올렸던 것으로 비추어 볼 때,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환경을 벗어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즉 독서실만 주야장천 있을 수는 없다. 가끔은 밖으로 공기를 들이마시러 나가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발 붙이고 있는 곳을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다 생각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다시 "억지"라는 키워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들어와서 20년간, 내킬 때까지 기다리다 해낸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내키지 않더라도 억지로 할 필요. 마음을 달래고 슬픔에 빠지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만성적인 무기력은 그 무엇도 힘이 나질 않는다. 그리고 그런 유인가는 대부분 외적 반짝 이벤트에서 찾아오지 결코 내가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는다. 무기력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지금 생각, 감정이 변할 것이라 믿고 움직이는 것에 있다. 대부분 현재 상태에 매몰되어 그대로 가기 때문에 변하는 게 하나도 없다.

 

나는 여전히 침대를 바라보면 낮잠부터 쏟아지지만 오늘 무기력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면서, 그 답답한 마음을 넘어 풀리지 않는 분노의 감정을 움직이는 데 쏟아보려 한다. 즉각적인 행동의 연속을 만들어 내는 것은 대단히 어렵지만 억지로 하려는 것, 억지로 버티는 것. 내가 자연스레 할 날은 오지 않는다. 그냥 만들어 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완벽주의적인 생각이 일상 곳곳에 숨겨져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