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내가 너무 솔직하게 말을 했나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나 한번 더 돌아보게 된다. 직언이 될 수 있지만 팩트폭행이 될 수도 있음에 그렇고, 둘째로는 나는 아무 감정 없이 말했지만 상대방은 대단히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난이도는 한도 끝도 없고 항상 어렵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도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사람들의 욕구 반영이리라.
한 가지 또 생각 나는 점은 솔직한 사람은 때때로 별로라는 점이다. 상대방이 준비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자신은 솔직하다 혹은 정직하다는 명분하에 상대방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이 꼭 있다. 뜯어보면 세상엔 누구나 결점이 있고 실수가 있고 성격적 혹은 생활양식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직언의 선을 넘어 상대방이 반응을 하면 그것 가지고 "나는 솔직하게 말한 건데 왜 민감하게 반응하냐?"는 식으로 따져 묻는다.
고도의 돌려 말하기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보면 답답해 미칠 지경이니 간혹 화끈한 상사는 "그냥 대놓고 말하라"라고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인간관계에서는 너무 돌려 말하면 저의가 의심스럽고, 직설적이면 상대를 고려하지 않았다라는 판단이 생길 수 있다. 솔직이라는게마치객관적인입장을견지하는것처럼보이지만상당히 자기 주관적인 입장에서 마음속 있는 그대로를 표출한다.
감정적으로 긍정이든 부정이든 상대방에게 꼭 전달해야 할 게 있다면 솔직은 굉장히 효과적이다. 그러나 의사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 중 하나가 상대방의 의견을 통째로 거부한 채,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태도인데, 솔직은 이런 면에서 최악의 상성을 자랑한다. 즉 기본적으로 소통의 태도가 안되어 있는 사람의 마음에서 있는 그대로 표출해서 그게 솔직이라 한다면 듣는 이는 상처밖에 받질 않는 것이다. 내가 너무 민감한 건지 아니면 상대방이 너무 둔감한 건지, 무식한 건지 싶을 때가 있다.
솔직하다고 스스로 생각할 때, 좋은 점을 이미 잘 알고 있으니 계속 솔직할 테지만 단점은 자기만의 입장만을 정제하지 않은 채 표출할 수 있다는 것. 상대방이 들을 준비나 받아들일 준비, 즉 폭력을(?) 당할 준비나 입장이라면 솔직하게 말해도 되겠지만 일반적으로 친구 간 혹은 연인 간에 감정을 훼손하고, 사실이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적절한 언어 순화가 필요하다. 같은 솔직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또 달라지기 때문이다.